척척석사
7월 21일자로 척척석사가 되었다.

학과 이름 그대로 지난 1년간 우리 과 친구들, 교수님들 (특히 논문 지도교수님), 논문 인터뷰 도와준 친구들, 인턴 회사 사람들, 흐로닝언에서 만난 마음 맞는 친구들... 소중한 사람들과의 Interaction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.
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.
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배우며 성장한다.
지난 1년 동안 나는 무얼 가장 많이 배웠나. 대학원 공부하면서 전공 지식 심화, 아카데믹 스킬과 영어 실력 향상. 이렇게 가장 큰 목표 3가지는 다 계획한대로 달성한 것 같다. 내가 체득한 지식과 스킬은 배움을 통한 결과물이다. 그 결과물은 졸업장과 성적표라는 물리적 데이터로 남아 증명될 수 있다.
그렇다면 물리적 데이터로 남아 증명되기에는 너무나 추상적이고 주관적이지만 확실하게 나를 성장시킨 배움은 어떻게 일어났는가. 나는 '나'와 더불어 '타인의 소중함'을 배웠다. 사람이 가장 저지르기 쉬운 생각의 오류 중 하나가 나 자신에 대해 완벽히 안다는 기만이다. 나도 몰랐던 나 자신을 발견하는 놀라움과 충격 (긍정과 부정의 의미로)의 연속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 셀프기만의 오류를 멈추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아가는 나로 발전할 수 있다. 그 과정에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끊임없이 영향을 끼친다. 그들은 때때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삶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부정적인 영향력을 가지기도 한다. 주변에 어떤 사람을 두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, 삶이 송두리째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.
이역만리 타지에서 생활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. 해외 유학생활이 낭만적이고 여유롭기만을 기대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. 글로벌 지구촌 세상 사람 사는 곳 다 비슷하다지만, 어쩌면 한국에서보다 사회적으로 더 고립되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.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겪는 인종차별은 차치하고, 일상 속에서 겪는 크고 작은 문화적 차이와 더불어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생활하며 사람들 만나기가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. 유학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천상 ENFP 사람좋아 인간인 나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기가 빨리는 경험을 했다. 갑자기 바뀐 주변 환경에 사람의 몸과 마음은 적잖은 충격을 받는다. 하지만 그렇다 해서 누구도 만나지 않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.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끊임없이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한다. 그 관계 속에서 나와 잘 맞는 사람들을 만나며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성장할 수 있다면 좋겠으나, 안타깝게도 모든 인간 관계가 그리 흘러가지는 않는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, 나는 흐로닝언에서 공부하며 만났던 인연들 대부분이 매우 소중했다. 그들과의 Interaction이 없었다면 이 모든 Learning의 과정은 불꽃길이었을 거다 하하하하하. 더 높은 학점을 따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, 함께 성장하기 위해 같이 공부하며 공통의 관심사인 교육과 미래에 대한 주제로 의미 있는 토론을 했다. 때로는 학생 신분이기에 누릴 수 있는 미친듯이 술 마시고 파티를 즐기는 일상까지 매우 소중했다. 그 하루하루 일상들 속에 나의 배움과 성장의 과정이 녹아들어 있었다 생각한다.
석사 과정 중간 중간 흐로닝언 일상이랑 공부 과정, 논문, 인턴십 이야기도 블로그에 풀어내고 싶은데 귀찮다... 이제 석사를 딴 (고학력) 백수가 된 기념으로 시간이 무진장 많으니 조금씩 써봐야지 헤헤
